"난 이치로가 아니라구. 다케노우치 유타카라는 사람이야"
일본 메리저리거들 중 히데키 마쓰이(뉴욕)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보다도 확실히 눈에 띄는 외모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생각에 '내가 뽑은 요주의(?) 일본인 톱 10'에 2,3위 자리는 그의 것이었다.
그런 그가 2008메이저리그 정규시즌부터 자신의 '타석 테마곡'으로 엔카를 선정했단다. 엔카..엔카..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구슬프고 애절한 곡조의 엔카를 말이다. 일본의 내로라하는 엔카가수인 이시가와 사유리(石川さゆり)의 아마기고에(天城越え)가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흐른다고 하니, 웃음이 나오면서도 내심 부러웠다.
이시가와의 노래에 감명을 받아 그녀의 노래를 테마곡으로 쓰고싶어 했단다. 지난해에는 시에나 링고(椎名林檎)의 '욕실'(浴室)·'아이텐티티'(アイデンティティ)나 야자와 에이키치(矢沢永吉)의 '멈추지 않아 HA~HA'(止まらないHa~Ha)를 테마곡으로 썼는데 이번에는 엔카라니, 확실히 재밌는 발상이다.
이치로 & 이시가와 사유리
엔카가 구장에 흐르면 호기심어린 눈으로 이치로를 한번 더 눈여겨 보거나 솔깃해진 귀로 한참을 듣다가 '언젠가 일본어를 배워야겠다'라는 식의 생각을 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질 것 같다.
안그래도 미국 대학에는 일본어학과가 많아서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거나 일본 문화에 심취해 있는 일명 '재패니칸'(Japanican) 애들이 많은데, 이치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일본도 홍보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영특한 선수가 아닐 수 없다.
한편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언젠가 메이저리그 구장에서도 한국인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 트로트가 나온다면 어떤 느낌일까? 또 어떤 트로트가 나오면 좋을까, 하고 말이다.
일본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 선수의 테마곡은 '아이 러브 로큰롤'이고 또 조성민 선수도 한 때 일본에서의 테마곡이 '애국가'였다고 하던데, 바라건대 미래의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 이름을 드높이게 된다면 꼭 한번 우리의 '트로트'를 선곡해주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남진의 '둥지'나 강진의 '땡벌'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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